한국과 일본 전역을 감동시킨 의인 이수현, 그를 기리며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26818775
2001년 1월 26일 오후 7시 15분, 도쿄의 야심한 밤.
신주쿠에 위치한 신오쿠보역에는 여느 날과 다름 없이
퇴근길을 재촉하는 도쿄인들로 가득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어 보이던 평범한 도쿄의 퇴근길
이내 열차가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역내에 울려퍼집니다.
그런데 이내 안내방송과 함께 역사 내에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열차를 기다리던 취객이 선로 위로 떨어진 것입니다.
열차는 진입하고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역내에 승객들은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그 순간 두 남성이 망설임 없이 선로 위로 뛰어듭니다.
열차는 역사로 시속 70km의 속도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관사도 이들을 발견했지만 70m 떨어진 거리에서 제동을 해도
열차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몸을 피할 수 있는 공간도 없는 신오쿠보역의 교상 위 구조
결국 철로에 빠진 취객과 그를 구하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뛰어든 두 남성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한국과 달리 지금도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역사가 많지 않은 일본의 지하철역
그렇기에 선로 추락 사고는 자주 있는 불상사였으나
이날의 사고는 일본의 뉴스에 대서특필 되며 일본인들의 개인주의에 날카로운 일침과
이들을 구하기 위해 제 목숨을 던진 두 의인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일파만파 퍼지게됩니다.
두 남성은 일본인 사진작가 세키네 시로씨와 한국인 유학생이었던 꿈 많던 청년 이수현씨였습니다.
역사 내에 있는 200여명의 승객들이 망설이는 동안 가장 먼저 선로에 뛰어든 남성은
자국민도 아닌 타지에서 온 대한민국의 청년이었다는 점은 당시 일본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줍니다.
고려대학교 서창캠퍼스(현 세종캠퍼스) 무역학과에 재학중이던 청년은
당시 냉랭했던 한일 관계의 오작교가 되고 싶다는 제 꿈을 이내 가슴에 품은 청년이었습니다.
운동, 특히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고 기타를 치는 것을 몹시 좋아했다는 26살의 이수현 의인
그런 그는 일면식도 없던 낮선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주저함 없이 제 목숨을 내었습니다.
당시 일본의 관방장관 후쿠다 曰
"이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한일 친선관계를 위해 애쓰겠다."
그의 추모식에 당시 천황이었던 아키히토도 참석합니다.
천황 뿐만 아니라 총리인 모리 요시로도 참석합니다.
이처럼 냉랭했던 한일관계를 양국 국민의 가슴 속에 남아 '오작교'가 된 이수현 의인
또한 개인주의가 팽배했던 일본사회에 희생의 소중함이라는 큰 가르침을 일깨웠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 후, 일본에 배용준과 같은 배우들이 크게 인기를 몰며 한류 붐을 만들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이전의 양국관계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허나 고인의 그 바람과는 달리 우리 사회의 일원들은 제 색은 바래버린
소설 모모에 나왔던 회색신사들이 생각나는 전람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하철 투신현장에서 누구 하나 돕는 이 없이, SNS에 좋아요 하나 더 받을라고
포스팅과 공유에 혈안이 되어 있는 회색 신사들의 모습은
고인이 저 위에서 대성통곡 할 모습이지 아닐 수가 없습니다.
'경복궁 미투 사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에 있어 의인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지우는지
도대체 이 사회에 정의는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건지 귀가 먹먹하고
가슴이 한 없이 답답해지는 순간이 항상 찾아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내가 나아갈 사회는
지식을 동경하지 깎아내리지 아니하며
제 가슴 한 켠에 모두 큰 이상을 품으며
정의롭고 공명정대한 사회 속에서 이를 손잡고 나아가는 그런 사회였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습니다. 아니 믿고 있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사회에 가서도 모두 제 이상을 잃지 아니하고
모두 함께 정진해 우리보다 먼저 떠난 그들을 위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살아가면서 안될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그 까짓것 때문에 피해가고 뒤로 물러서고 싶지는 않습니다.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고 헤쳐나갈 용기가 있습니다."
-이수현-
http://www.soohyunlee.com/pages/main.php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얼른 집에 가자 0
비 안 오는 타이밍에 재빠르게 귀환
-
그정도면 한 50분컷하고 30분동안 검토할거같음
-
ㅇㅇㄱ ㅇㄹㅂ ㅁㅎㄴ
-
소생 0
계속 토하고 죽을 거 같다가 토마토 주스 + 홍시주스 + 콩나물국 먹고 5시간...
-
확통은 다 풀고 공통 2~3개 못 풀고 시험 끝남 중간에 생각 잘못해서 시간 길게...
-
올해 서킷 아무리 빨리 풀어도 한회 푸는데 60-65분 걸려요 푼건 거의 다 맞추긴...
-
속보 0
복권 1등 또 바뀜
-
문학은 다 맞고 독서는 비내리는데 체감난이도가 어떻게들 되시나요 그냥 제가 독서를...
-
아놔..
-
물화생지 다 하는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화지 사문 할까요? 참고로 고1 1학기...
-
이렇게 키워드 중심으로 외워도 됨? 루소도 재산 지킬 수 있다고 보는걸로 알고 있는데
-
(정오사항) 우로보로스 모의고사 8번, 9번, 20번 관련 0
8번 문제의 경우 분모 분자가 반대로 제시되었습니다. 9번, 20번 문제의 경우...
-
이거 결제하려니까 "ㅇㅇㅇ 선생님 7월 프리패스" 이러는데 7월 한달동안만...
-
전 이동준 n제
-
시발점 듣게 했는데 뉴런 듣게 하는게 맞을까요?
-
사탐으로 돌리니까 10시간 반이면 끝나는거같은데 수학을 더 해서 13시간 채우는게 낫겠지 당연히?
-
진짜 강의명만 봐도 흥미가 떨어진다 강의평들 봐도 확 땡기지가 않는다 그냥 원하는...
-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은 건 평범한 pdf가 아닌 것 같음
-
따흑따흑
-
어디서 배워?
-
여기도 수능국어마냥 어려운 피셋이라는 난관이 버티고 있어서 걱정임 다만 나는 국어에...
-
이 지문은 24 리트 박세당 예송변처럼 지문은 술술 읽히는데(생소한 단어가 없어서,...
-
ㅈㄱㄴ
-
고1 3,6모 4등급 정도뜨는 개 노베이스인데 조정식썜 시작해, 괜찮아 커리 타려고...
-
고1 여름방학동안 뭐할까요 고1 모의고사 2 중간입니다 이번 방학동안은 나비효과하고...
-
영어 도표 문제에도 나눗셈시키고 사문 도표도 시중 실모 중에서는 꽤 수학적이고...
-
생윤 퀴즈 4
홉스: 각자의 것이 없는 곳에서는 선과 악의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
빡모S2 이해원S1 킬캠 있어요
-
끼익 1
..
-
”이거이거 잘하면 재수하겠는데? ㅋㅋㅋㅋ“ 미적개어렵네 걍..
-
수특 경제지문 이해안되서 ebs 봤는데 걍 무슨 지문에 있는 글 그대로 읽는거하고 다름없노 ㅋㅋㅋ
-
서울가기 귀찮은데
-
머리가 나쁜건가 2
1회성 비용임에도 가끔 3만원보다 5만원쓰는게 너무 합리적으로 보일 때가 있음;;
-
갑자기 공부 의욕이 든다
-
벼락치기 실패 0
전날에도 ㅇ공부안하는 나는도대체
-
미적 허수였는데 쌤 커리타고 개최악으로 못봐도 3등급 아래로 떨어지질 않음... 고트
-
ㄹㅇ...
-
2번으로 찍으면 2점입니다 ㅋㅋ???;;
-
수시 개쉽던데 1
2학년때 공부시작하고 각잡고 한두달 딸깍 암기해보니까 1.47받음 1학년 성적이...
-
체화한 사람 있나요 도움돼요?
-
6모 59, 더프7모 68점 맞은 현역임 항상 모고 보면 11~12까지 한 10분...
-
"백만장자들 돈 싸 들고 도망간다"…英보고서가 평가한 한국은 2
[서울경제] 한국이 중국과 영국, 인도에 이어 올해 백만장자 유출이 가장 많을...
-
‘쯔양 협박 의혹’ 카라큘라, 뒷돈 수수 인정… 은퇴 선언 3
‘사이버렉커’ 유튜버들과 공모해 쯔양을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는 데 가담한 혐의를...
-
흥미롭네요
-
병신이 왔구나 우쭈쭈 해주고 실실 쪼개면서 넘어가면 되는데 그 이상 되면 이것은 고의적이다.
-
최근에 22번에 삼각함수 박은 보고 풀어봤는데 그냥...엄 풀기싫음
-
이를 갈고 준비한 수시에서 3.8 뜨고 바로 정시런함 3년 통틀어 1등급 찍어본게...
-
근데 인서울이든 지방대든 의대생은 수능 또 보는 게 맞음 5
님들이 또 봐서 같은 학교라도 붙으면 결과적으로 의사 수 줄어듦 ㄱㄱ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화 인상 깊게 봤었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도 보셨군요. 훗날에 뉴스에서 영화 시사회, 추모회 자리가 나오는걸 보고 이 사건을 처음 접했습니다. 사회가 각박해져서인지 이런 분들을 보면 뭔가 더 가슴이 뭉클해지는게 있습니다..
:)
:)
새해는 올해 따뜻한 겨울처럼 가슴 한 켠도 따뜻해지는 한 해이기를
세상이 개인적,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있는거 같습니다..
개인주의의 심화는 현대 사회의 크나큰 비애이죠...
지나친 개인주의가 점점 미덕으로 여겨지는거 같아서 더 씁슬하네요...
애석할 따름입니다. 개인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이 사회
지금 한일관계보면 죄송스럽네요..
오히려 퇴보해버렸네요
:)
제 중학교 선배이십니다 ㅠㅠ 학교에도 안내문 걸려있어요
경복궁 사건 언급은 좀... 그냥 꼴페미 논리 같은데
일상 속에서 본 적은 없지만 소위 ‘펜스룰’이라던지,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해줬더니 되려 고소를 하거나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하는 사례가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보이는 어처구니 없는 실태죠. 경복궁 사건과 같이 이런 사회 분위기가 조장되는게 애석하여 사례를 들어보았습니다.
사건 자체는 거짓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사람들이 이런 일을 씁쓸하게 여겼다는 점에서 이 글에 언급된 게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