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N수 일대기+N수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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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르비 여러분 저는 군 제대한지 5개월 된
'15'학번 25살(!!!)대학생입니다.
저는 원래 고3때까지 수학을 항상 말아먹는 학생이어서
고3때 수학모의고사 등급이 만년3이었는데요, 현역 당시 14수능에선 국어는 100이었으나 수학은 역시 또 3(심지어 2등급이랑 2점 차이로!!), 그리고 생전 안 먹던 카페인 음료 박카스를 들이키고 영어를 쳤다가 평소 96~100이었던 영어점수가 78로 폭락하고 탐구 역시 평균백분위 82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되었습니다.
결국 수능 성적표는 평소 모의고사 점수에 비해서 2~30정도 폭락한 성적표였는데요, 아마 수능 끝난 당일날부터 재수삘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당시 수능을 망친 허탈감이 너무 커서 네이버 일본유학카페에서 일본유학도 알아보고는 했지만, 일본은 방사능 때문에 도저히 두려워서 갈 수가 없을 것 같아 결국 수능을 다시 치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아버지는 집 근처 학원에서 재수하는게 어떻냐고 하셨지만 저는 유명재수종합학원이 실적이 좋다고 거기 가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부모님을 설득했죠. 그래서 저는 제가 살던 경남을 떠나 재수를 위해 서울 양재 ㄷㅅ학원에 선행반을 가게 됩니다. 선행반을 다니던 중 강남ㄷㅅ 본원에 유시험을 쳤고, 붙을지 몰랐지만 어떻게 붙어서 그곳에서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재종을 다니던 중 6모를 치고 7월에 도중에 학원을 나왔습니다. 도중에 제가 좀 풀어진 거 같기도 하고 수학을 어렵게 가르쳐서 나왔습니다. 그 이후 수능때까지 집 근처에서 독서실을 다니며 고등학교 때 다녔던 수학학원을 다니면서 독학재수를 했고, 수능 전날 1시간 반밖에 못 자는 초유의 사태와 수능시계가 고장나 아침에 시계방 사장님의 명품시계를 빌리면서까지 악전고투했습니다.(사장님이 먼저 빌려주시겠다고 제안하시더라구요! 수능 후에 감사선물로 곶감세트 드렸습니다) 다행히 1시간 반 잔 거 치고 15수능에서는 국어 100 수학 96을 받았지만, 점심시간 이후에 잠이 쏟아져 영어는 92로 3등급, 그리고 사탐 역시 평백 85로 둘 다 3등급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국어 수학에서 표점을 2점밖에 안 깐 덕분에
등급이나 총점에 비해 누적백분위가 높았고, 그래서 현역 때보다 총점으로는 33점, 그리고 누적백분위로는 아마 비교불가능할 정도로 성적이 올랐습니다. 당시 저는 상경계로 가서 돈을 많이 버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서성한 중위과~중경외시 상위과에 걸친 성적으로 중경외시 상경계를 두개 써서 그 중 하나를 골라갔습니다.
이렇게 저의 재수는 시험 당일날 컨디션과 운은 최악이었지만 어떻게든 결실을 맺은, 말하자면 7~80%는 성공한 재수였죠. 그렇게 해서 다니게 된 학교에서 저는 상경계가 제 적성에 안맞는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학 오면 글쓰기 형식 시험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상경계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순수 언어적인 글쓰기보다는 수리적 방법을 이용한 문제풀이를 많이 해야했고 그것은 저의 특기도 취미도 아니었죠. 고민 끝에 저는 반수를 결심했고, 2학기를 휴학하기 됩니다.
그렇게 2학기를 휴학하고 저는 6~8월까지는 조금 느슨하게 생활하며 수험생활을 했고, 8월부터 집중적으로 수능대비를 했습니다. 다만 그때는 영어 9평도 풀어보지 않고 EBS문제만 푸는 등 사실 상당히 공부를 게을리 했죠. 그리고 당시 사탐 과목 하나를 생윤에서 사문으로 바꾸느라 강의를 새로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대망의 수능 전날엔 5~6시간 정도 자고 시험장에 좀 급하게 도착한 후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오히려 수능전날에 잠을 더 잘 잤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장에 급하게 들어간 것이 문제였는지, 채점해보니 국어는 최초로 4문제나 틀리고 심지어 그 중 3문제가 화작문이었고, 수학은 30번과 28번(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는데, 풀이가 이상하기 꼬였어요.)을 틀려 2등급, 영어와 사탐은 작년과 반대로 1등급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국영수에서 표점이 많이 까인 저는 예년보다 누적백분위가 오히려 떨어졌고, 저의 N수는 3반수에서 끝을 맺었습니다.
제 수험생 일대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지금부터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오르비에는 N수생이 넘쳐나고 +1수를 어찌 보면 좀 가벼이 여기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하지만 수능뿐만 아니라 인생의 어떤 결정도 자신의 상황과 필요를 잘 고려해서 내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왜 N수를 그만두게 되었을까요? 사실 저도 처음엔 미련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N수에 대해서 나름대로 분석해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재수학원 다닐 때를 생각해보면 같은 반에 대부분은 재수상이었지, 3수생은 별로 없었습니다. 3수생부터는 인터넷에서나 찾아보기 쉬운 존재이지, 실제 수험생 중에서 극히 적은 비율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대학 입학할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2. 한국에서 대부분의 남자들은 군대 신검에서 5급을 받지 않는 이상 4급까지는 현역이든 보충역이든 군대의무복무를 해야 하므로 근 2년 정도 소요됩니다. 사실상 그 기간 동안은 사회적 시계가 정지되는 거나 다름없는데요, 그래서 쌩N수보다는 군대에 갔을 때 수능을 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생각했습니다.
3. 그리고 3반수까지 겪고 주위를 둘러봤을 때 대부분의 '성공하는' N수생들은 거의 3수에서 끝을 봤습니다. 제 친구 같은 경우에는 재수 내내 최상위권 점수였는데 국어를 망쳐서서울시립 세무를 갔지만, 3반수로 경찰대를 붙더군요. 그 외에도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성공한 N수생들은 보통 3에서 끝맺었고, 4수생부터는 절대적인 수가 적은 거 자체도 있지만 성공한 케이스가 적었습니다.
4. 3수까지는 동년배들과 사회에서 2년의 차이가 나는데 4수부터는 3년이 차이가 나고, 4수마저 실패하게 되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반드시 서울대를 갈 것이 아니라면 편입이라는 기회를 통해 시간의 공백이 없이 학교를 옮길 기회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결국 이런 생각들을 한 뒤 당시 저는 저에게 더 이상의 N수란 성공의 보상보다는 실패의 위험이 더 크게 느껴졌고, 따라서 3반수에서 수험생활을 마쳤습니다. 오르비 여러분들도 나름대로 스스로의 기준을 세우고 내가 과연 +1수를 해야 할지 고심 또 고심하시기 바랍니다. N수를 시작할 때는 당연히 실패의 가능성은 고려하고 싶지 않겠지만, 여러분의 선택에 대해 어떤 결과가 기다리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꼭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2020수능 치신 수험생 여러분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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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경영학과 말고 경영학부에 금융전공으로 들어갔어서 재무-회계 위주 커리큘럼이긴 했어요! 회계는 수학이랑 다른데 학문적 재미를 도통 못 느꼈구요 재무는 수학 많이 공부해야 해요..아마 일반적으로 경영학부 파트 중에 경영관리 마케팅 국제경영이런 과목들은 수학이 별로 필요 없을 거에요-다만 취직하려면 재무 회계를 많이 선호하는 편이긴 하죠 ㅠ
아....역시 모든건 취직이 문제군요
맞습니다 경영 가는 이유가 보통 취직 때문이라 저 두 과목은 보통 필수로 하니까용 ㅠㅠ
수학 하기 싫다고 경영학과 가는 건 어불성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