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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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나중에 봐야지
1. 수능 전날 나름 긴장 안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잠이 안왔다. 자려고 누웠는데 하도 잠이 안와서 짜증나서 핸드폰보니깐 1시간 반이 지나가있더라. 30분동안 수험생커뮤돌면서 잠 안온다는 글 구경하고 유튜브보고 있으니깐 잠이와서 그대로 잤다.
2. 수능장 도착하고 예열지문 읽을때는 늘 그렇지만 글자 다 튕기고 뇌가 안돌아가는거 같고 집중도 안되는 거 같고 불안하다.
그러다 국어 풀때는 집중이 잘된다. 실모를 풀면서 많이 느낀거라 예열지문 읽을때 글자가 튕겼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3. 국어 인쇄상태 확인할때 자전거도둑에서 한번 터지고 유씨삼대록에서 한번 더 터졌다. 문학 연계를 이렇게하면 연계체감은 떨어지고 어려울거라 생각했다.
4. 화작문은 3번에서 막혀서 당황했지만 별표치고 바로 넘겼다. 무슨 과목이든 첫장은 스피드가 중요하다. 첫장을 빨리 풀면 자신감이 급증하기때문.
5. 화작문은 평이했고 문학은 역시 예상한대로 어려웠다. 평소에 25분 걸리는데 30분이 걸렸다. 여기까지 역시 국어는 어렵게 냈구나 생각했는데
6. 첫번째 비문학을 6분만에 풀었다. 두번째도 어려움 없이 풀었다.
지문 하나 버릴 생각도 했는데 시간이 남아버렸고 마지막 경제도 보기빼고 다 풀었다. 비문학이 쉬웠어서 이번 국어는 컷이 높겠네 생각했다
7. 국어 끝나고 쉬는시간에 2학년때 친구들을 만나서 긴장감이 싹 사라졌다. 이때부터 수능이 그냥 11월 모의고사 같이 느껴진다는 말이 체감이 됐다. 신나게 화장실에서 줄서면서 친구와 게임얘기를 했다. 앞사람이 이 레전드인생들은 뭐지 하면서 쳐다본 기억이 난다.
8. 수학(가)은 첫페이지부터 심상치 않았다. 사설에서도 첫페이지를 이렇게까지 힘을 주진 않았던거같은데.. 뭔가 불안함을 느꼈다
9. 역시나 비킬러에서 많이 헤맸다. 사설이 이렇게 나왔으면 뭔 문제를 이렇게 만드냐고 뭐라했을거다. 근데 이건 수능이다. 꾸역꾸역풀었다.
10. 21, 29, 30은 결국 쳐다보지도 못하고 27문제 풀고 끝났다. 작년수능때랑 비슷하게 비킬러에서 치여서 기분이 안좋았지만 어쨋든 27문제는 다 풀어냈으니깐 시원섭섭했다.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한느낌.
11. 점심시간 밥은 역시나 먹기 싫지만 살려고 꾸역꾸역먹었다.
12. 영어듣기때 갑자기 맛이가서 했던말또하고 랩을 하고 난리가 났었다. 듣고 빵터짐. 결국 한번더 들려주고 시험시간 3분 추가해주더라
13. 왼쪽으로 돌아서 자면 건강에 좋다... 배경지식이 늘었다.
14. 영어듣기에서 하나 틀릴뻔했다. 수버니얼.. 수버니얼이라..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뭐지? 하면서 고민 많이 했다. 뭔가 기념품인거 같았는데 역시 기념품이였다. 수버니얼이 기념품이라는걸 몰라도 풀 수 있었던것 같긴하다. 안그랬으면 언급이 많이 됐을텐데. 내가 집중을 잘 못했었던 것 같다.
15. 영어는 공부를 별로 안해서 연계도 별로 못느꼈다. 기껏해야 2개? 어쨋든 계획대로 풀었고 점수도 큰 변동은 없을거 같다.
16. 한국사가 좀 까다로웠다. 조선쪽 공부안했는데 조선쪽이 많이 나와서 당황함. 근데 뭘해도 25점은 무조건 넘기니 걱정은 안했다
16.5. 이때쯤되면 긴장감도 풀어지고 그냥 빨리 끝나고 집가고 싶다라고 생각이 들게된다는 글을 봤었다. 그래서 일부러 정신바짝 차리려고 노력했다.
17. 물리는 3페이지까지 너무 쉬워서 이거 10분 남는거 아닌가 생각했었다.
18. 근데 4페이지부터 빡셌다. 17번부터 19번까지 열심히 풀고 마지막 20번을 풀려고 했지만 결국 못풀고 정답개수 작은걸로 찍었다.
19. 느끼는게 물리와 수학은 서로 반대로 가는느낌. 비킬러가 쉽고 킬러가 어렵지만 나름 익숙해서 6평하고 비슷하지만 컷이 더 높을거 같다.
20. 지구과학은 물리와 다르게 한문제 한문제가 힘들었다. 평가원이 정말 어렵게 내려고 작정했구나 느꼈다.
21. 가장 기억에 남는건 정체전선. 선지가 다 틀렸다고 판단이 돼서 별표치고 넘어가 나중에 다시봤다. 다시봐도 다 틀렸다고 판단이 됐다. 이러면 낚시를 정말 제대로 했다고 밖에 볼 수 없어서 낚시를 찾으려고 했고, 눈에 띈게 풍향에서의 %. ㅋㅋㅋ 지구과학은 웃음벨이다 진짜.
22. 결국 열심히 풀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2문제를 찍었다. 2문제 못풀면서 느낀건 9평처럼 어려우니깐 9평처럼 컷이 나오지않을까.
23. 작년에도 느꼈듯이 수능이 끝나면 여러감정이 뒤섞인다.
허탈함 + 불안함 + 개운함 + 피곤함 + 평가원 개새끼.
24. 친구하고 밖에 나오니 정문에 학부모님들이 많이 계시더라.
우리 부모님은 못오셨긴했는데 살짝 감동적인 풍경이였다.
25. 버스타고 집에가려는데 버스가 독재학원끝나고 집올때 타던 거더라. 게다가 동선도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독재학원 끝나고 유튜브보며 집가는 느낌.
26. 1월 재수 시작할때 만점자 인터뷰를 목표로 했던게 새록새록하고
매일같이 7시에 일어나서 공부하고 밤 10시에 왔던게 눈에 선하다.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다신 못할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재수생활 생각하면 기분이 묘하다. 많이 묘하다. 인생에서 중요한 경험을 했다.
27. 시계를 초까지 맞춰놓고 종치기 1초전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가채점표는 못썼다. 모의고사 많이 보면서 1초전까지 고민하는 모습이 많이 나와서 가채점표는 못쓸거라 예상 했었다.
28. 실모를 많이 푼게 도움이 됐다. 4시간 반 밖에 못자고 글자도 튕기는거 같고 문제가 어렵고 낯설었어도 '실모풀때도 비슷했던적이 있는데 결국 좋은 점수 받았었잖아'라고 생각했던게 정말 컸다.
29. 또하나 실모풀면서 얻은건 점수는 정말 예측 불가능이라는 것이다.
실모가 어려워서 문제도 다 못풀고 하나하나 푸는게 힘들었지만 푼 문제 실수없이 다 맞고, 찍은 문제도 맞아서 1컷을 훌쩍 넘겼을때도 있는 반면,
실모가 쉬워서 문제를 다 풀었는데도 실수가 나오고 찍은 문제도 틀려서 3등급이 나왔던 때도 있다.
가채점표를 작성 못한것도 겹쳐서 결국 12월 4일까지는 내 결과를 한 치도 예측 못하는 상태가 됐다.
올 1등급이 나와도 이상하지않고 올 3등급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30. 오히려 가채점표를 못써서 마음이 편한것 같다.
실모풀면서도 문제푸는것보다는 채점할때가 더 긴장됐었는데
그때마다 수능 채점하는건 진짜 감당이 안될정도로 떨리겠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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