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모르지만 고마웠던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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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머리에 맴돈다.
고마운 사람이지만, 그 사람
경희대 의대에 다닌다고 하셨다.
이름이 최 뭐시기라고 했던가.
언젠가는 한 번쯤 만나고 싶은 사람이다.
반수를 고려하며 많이 힘들었다. 전공도, 학교도, 자꾸만 미련이 남는데,
수험생활이라는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없을까봐 불안했고, 내가 가는 이 길의 끝에 결과값이 있을 지 회의감이 들었다.
포기라는 단어는 왜 그리 간결한 걸까.
그러다 어쩌다 보니 경희대 의예과 다니는 사람과 10분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10분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단지 10분 뿐이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잊을 수 없다.
닮고 싶은 사람.
내게는 데미안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만일 반수 성공하면 꼭 말해주고 싶다.
덕분에 나 포기하지 않았다고,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
그날, 반수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지만, 그 10분 때문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나 끝까지 달릴 거라고 그럴 각오를 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얼굴도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
목동종로에 다니는 친구가 이름만 나중에 따로 말해준 거지, 난 아직도 그 사람 얼굴을 모른다.
(그 사람 목동 종로에서 조교라고 한다.)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알아볼 수도 없고 그 사람도 날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풍기시던 그 능청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는 또렷이 기억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했던 소소한 이야기들.
이를테면 성대에서 스카이에 대한 미련으로 반수하기로 했다는 이야기,
4월달에 자기 행복을 찾으러 간다고 동기 단톡을 나갔다는 이야기나
자기 사실 삼수했다고, 돌아갈 생각 하니 오기가 생기더라고, 그래서 자기 성균관대 동기들은 졸업반이라는 이야기,
같은 동네 사람 만나서 반가웠다는 끝인사까지.
유쾌했지만 내가 겪고 있던 일이어서 슬펐던 그 이야기 조각들
다 잊을 수가 없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 말을 해주고 싶다. 고마웠다고.
그때, 전공도 대입도 확신이 없어서 힘들어하던 나에게
대학생으로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큰 힘이 되주었다고.
공부하다 힘들 때, 그래도 반수 시작하고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냐는 그 한마디가 계속 머리에 맴돈다고.
혹 마주치면 무슨 말을 할까, 어떻게 고맙다고 전할까 시뮬레이션을 돌린 게 벌써 여러 번이라고.
단지 10분이었을 뿐인데, 내가 상담 맡고 있는 것 치고는 그 사람이 자기에게 더 많이 한 것 같은데 역설적으로 그게 위로가 되었다.
가끔 가다 시간에 마법이 걸리는 신기한 일이 생긴다.
10분 동안 세상을 보는 관점이 바뀌는 경험.
내가 반수를 성공한다면 그 사람은 내 인생을 바꿔준 게 되겠지.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고맙다고 전할 수 있기 위에 이제는 공부해야 할 듯.
오늘 갑자기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쓴다.
빨리 이 생각 넘기고 공부에 집중하고 싶다.
혹시 모르지만 만일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고맙습니다.
벌써부터 힘들지만, 그래도 전 이 길을 끝까지 걸어 갈께요.
당신이 저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때의 대화, 전 기억하고 제게는 의미가 있었어요.
포기라는 단어가 저물고 도전이라는 여명이 새로 떠오른 순간.
당신을 알지 못하기에 고맙다는 말조차 제대로 전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이 감정이 무위의 형태로나마 전해지길 바라는 건 사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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