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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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싫어하는 글, 말, 단어가 있는데
나 역시 그런 글귀가 있다.
오늘 뉴스를 보다 '빠른 재판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빠른 재판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이 더 크다며 마지막으로 필자의 생각으로 맺은 이 글은
비겁하다. 세상에 어느 제도나 업무관행이 능사일 수 있는가. 완벽한 음악이 없듯이
완벽한 제도도, 완벽한 업무관행도 있을 수 없다.
준거를 완벽에 놓고 화살을 날리는 것은 실은 아무말을 하지 않는 것과 다름 없다.
오르비 운영을 이렇게 하는 것도 능사가 아닐 것이고, 명문대 가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어디 갖다붙여도 말이 되는 이런 글귀를 적어도 나는 지면에서 대하고 싶지는 않다.
같은 맥락으로 비교지점을 자신에 대입할 때에는 더욱 같잖게 여겨진다.
예전 어느 개그맨이 음주운전을 하고 SNS에 "저도 사람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그러니까, 유명 개그맨이지만 자신도 사람이기에 실수했다는 말로 읽히는데 기가 찼다.
언제 당신이 사람이 아니라고 했는가. 어줍잖은 인기에 의탁하여 자신을 구름 위 존재로 알고 살다
한 순간에 꺼지는 케이스를 우리는 최근 정준영 사태에서 잘 보고 있지 않은가.
팝가수 알켈리 역시 10대 청소년과 포르노를 찍고 'I am not god'이라 말했는데, 신이 아니면
아동포르노를 찍을 수밖에 없는 세계관을 난 그 때 처음 알았다.
최근 어느 주요 정치인의 재판을 맡고 있는 재판장 역시 "저 역시 감정에 휘둘리는 약한 인간일 뿐"이라
했는데 너희들에게 그 어느 누구도 신은 커녕 성인(聖人), 위인 등의 칭호도 부여한 바 없으니 부디
저런 거만하다고조차 말할 수 없는 워딩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법원에 대한 공격으로 비칠까 두려워 빠른 재판을 직접 못 까고 능사가 아니라고 돌려치는 그 사고습관에
읽는 이까지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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