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생의 19수능후기 (혹은 푸념)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20908592
저는 95년생 장수생입니다. (내년 신입생은 00년생이라죠...)
현역수능을 거하게 말아먹어서 (24424) 재수를 청솔에서 했지만 원래 나오던 성적보다는 못나오면서 시립대 도시공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물론 학과도 그당시에 밀어주던 학과였고 아웃풋도 실제로 괜찮았지만 다니면 다닐수록 제 자신의 적성에 너무도 안 맞는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17년도 2학기에 휴학을 하고 교사이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이과지만 교대 진학을 위해 도서관에서 3달이지만 독재를 했습니다. 원래 국어와 수학은 평소에도 좀 하는 편이라서 나형과탐 지원으로 국수영을 112등급을 맞고 '될수 있겠는데?' 하고 희망을 품었죠. 하지만 현실은 화1 3등급 생1 5등급...
결국 공주교대 면접을 보고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2018년.. 도저히 다니던 학교로 다시 돌아갈 자신이 없어서 부모님께 올해 1년만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메가스터디에서 N수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전년도 3달 도서관공부만으로도 면접과 합격 문턱까지 갔던터라 '설설 해도 교대는 들어가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공부를 했던 기억은 어디 가지 않더군요. 점점 성적이 오르더니 6월모평을 국92 수96 외81 (원래 영어는 젬병..) 화1 47 지1 46 으로 영어 제외 올1등급 그것도 나름 상위1등급을 받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좀 더 빡세게 공부를 했다면 좀 더 잘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합니다. 근데 그때부터 '교대갈 성적은 충분하다'라는 생각으로 9월까지 설렁설렁 집중도 못하고 시간만 때우게 되더군요.
9월모평성적을 받은 후 충격을 받았습니다.
(망할) 국어의 너무 쉬운 난이도+ 본인의 안일한 시험태도로 인해 91점으로 2등급 컷 / 영어 3등급 / 화1 지1을 각각2 3 등급으로 재종을 다닌 이후로 가장 못본 성적표를 받고 나니 정신이 확 들더군요.
그때부터 정신을 차리고 어디갈 성적을 맞추지 않고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고를수 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10월 대성 모의등 시험에서 다시 정상궤도이상으로 올라가니 언감생심 꿈고 못꾸던 의대를 도전 해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수능을 보는 주 ....사건이 터졌습니다. 화요일 밤 잠을 자는데 배가 너무 아픈겁니다. 장염에 자주 걸리는 터라 다음날 병원을 가봐야겠다 했는데 점점 통증이 극심 해지더군요. 결국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수요일 새벽1시쯤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진단결과가 듯도보도 못한 요로결석 판단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원래는 몇일 입원을 하면서 결과를 봐야 한다는 겁니다. 진짜 그때는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1년을 투자한 결과가 다 날아가게 생겼으니...
밤새 응급실에서 고민을 한 후 도저히 시험을 포기 하고 싶지 않아서 진통제를 처방받고 수요일 오전 다시 집에 돌아왔습니다. 물론 잠을 아예 못잤으니 수능 전날 마지막 정리따위 거의 하질 못하고 잠만 자고 수능을 보러 갔습니다.
아직도 수능 시험전 졸릴까봐 진통제를 미리 먹지 않은것을 후회합니다. 1교시 국어시간 안그래도 역대급으로 어려운 시험인데 화작을 풀다가 통증이 오는겁니다. 미련하게 참아보려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감독관님 양해로 미리 챙기긴 했던 진통제를 먹고 어찌저찌 국어를 봤습니다.
나이가 많은게 이럴때는 도움이 됬습니다. 멘탈이 날라갈 법 하지만 자신있는 과목에 만회를 하면 교대는 갈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머지 시험을 마무리 했습니다. 워낙 수학 과탐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 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죠.
시험을 다 치루고 집에 와서 채점을 하는데 국어는 결국 76점으로 3등급이 되었습니다. 모든 모평+수능을 통틀어 처음 보는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3등급을 수능에서 받게 됬습니다. 수학은 30번이 생각보다 쉽게 나오고 화1도 쉽게 출제되어서 100 50점을 받고 지1도 47점으로 준수하게 받았습니다. 문제는 영어가 결국 발목을 잡아서 79점으로 3등급..
그때부터 부모님이랑 상담을 거의 매일 한거 같습니다. 두분 다 교사이신터라 얼마나 교직 생활이 힘든지 아시고 또 성적도 교대를 지원하기에 아까운 성적이라고 재종반 담임쌤도 만류를 했습니다.
결국 끝까지 고민을 하다가 나이도 있고 안정적인 취압시장 + 합격률 고려를 해서 가군 성대반도체 / 나군 한양대융전 / 다군 중앙대 창의ict 지원을 했습니다.
성대 예비를 받고 아마 3승을 하게 될거 같습니다.
수탐을 괜찮게 보고 국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지만 사람의 욕심이 참..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
또 원래의 목표였던 교대에서 너무 많은 변화가 생긴터라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어쩌다보니 군대를 면제받아 남들보다 조금은 더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던것도 내년에 신입생이 된다면 한참 늦은게 되겠죠. 친구중엔 벌써 졸업하고 대학원진학을 하거나 취업을 한 사람도 꽤 있다보니 할일이 없는 요즘 자꾸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쓰는 솜씨가 부족하지만 이렇게 여기에 푸념아닌 푸념을 하는 이유도 그것이구요.
써놓고 보니 참... 파란만장 했습니다. 고등학교때 군면제 / 재수 후 대학교3년 / 그후 다시 수능 / 이틀전 응급실까지 ㅋㅋㅋ
이제 길고 길었던 입시 생활을 마무리하고 성대가 됬던 한양대가 됬던 만족하고 다니려 합니다. 25살이나 먹고 신입생이 된다는게 참 여러 생각이 들지만 1년동안 나름 최선을 다해 공부를 했기에 후회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르비를 거의 눈팅만 하다가 아주 가끔 보이는 장수생분들을 보면 (저혼자지만) 동질감아닌 동질감이 들곤 합니다.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응원을 보냅니다.
입시, 그리고 수능이란 힘든 현실을 겪고있는, 또는 겪은 분들에게 존경심을 표하며 주저리주저리 떠든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참 글쓰는 솜씨가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5년생 태그는 왜 없는 건가요 ㅠ
0 XDK (+10)
-
10
-
증명사진 찍으려고 다이어트 하고, 사진 찍은날 기점으로 다이어트 끝내고 4키로...
-
"중등기하"<=이 새끼 기어 나올 듯 CMS 떡상 가능? ??:자 여기서 보조선을...
-
글 쭉 내려보니깐 새삼 본인 성희롱하는놈들 관심줘서 좋다고 고닉 판 모 의뱃 이후로...
-
나 진짜 수학만 진짜 개간절함 국어도 고정1이고 탐구는 1-2진동이고 영어도 1임...
-
진짜임
-
재수시작하고나서 너무 이기적으로 변한것같은 느낌 주변을 너무 편협한 시각으로...
-
ㅈㄱㄴ
-
그냥 딱봐로 이렇게 생겼을 것 같아서 바로 풀었는데 원래 이렇게 풀면 안되는거임?...
-
허수특 2
하루 끝나면 현타 옴 그 다음날 리셋됨
-
뉴분감은 끝냈으면 좋겠다 6모보고 N제 많이 풀고싶다 기출은 끝내고 보는게 좋을텐데..
-
근데 솔직히 0
이미 과탐이 교육과정에 기반한 출제에서 대놓고 탈선한 이상 원과목과 투과목 표본...
-
나훈아 “이 얘긴 하고 그만둬야겠다, 김정은이라는 돼지는...” 3
‘은퇴 투어’ 공연서 거침없는 입담 “다리 멀쩡할 때 하고픈 거 다 할 것”...
-
대사 보소 진짜 ㅈ간지 그 자체인 혼세 마왕.....캬캬캬...... 다른 명장면도 한 번 보자
-
리세만끝내면 7
가챠겜이하기싫어지는병이잇다
-
그러면 투과목하는 의미도 사라지는거 아님?
-
수학 단원별 n제 걸러도 될까요? 문항 배치가 단원 순서로 되어있는 n제 말하는...
-
전화위복이라고 11
이참에 미적이랑 영어 그냥 다져놓자 짜피 군필3수나 군필4수나 미필재수랑 나이 똑같은데 뭐
-
언매 미적 영어 생1 지1 순으로 백분위가 23수 91 62 1 57 84 24수...
-
재종 vs 독재 0
현재 마이너 재종(서울) 다니고 있는데 탈주각을 잡는 이유는 이렇습니다ㅠ 1.수업...
-
로스쿨 가는데에 메리트가 있나..?어차피 리트 시험 보고 학점으로 가는 거 아니야?
-
수2는사회악이다 4
수2빼고수1확통미적기하4과목으로수능보자
-
제곧내
-
많이졸려우신가 4
코를고시네...
-
탈주해야겠죠? 러셀 바자관 갈거같은데.. 옆에 재수생 형들 터치형 컴으로 롤하고...
-
지방 ㅈ반고 내신 생기부 수시 교과 학종 지균 기균 TEAM "사회적 약자"에 합류하라
-
07년생 딱대 14
25수능을 못봐 원통한 04년생이 간다
-
알람은 떳는데...막상 들어가면 상대방이 쓴 댓글이 안보임 머지.... 차단도 안...
-
ㄷㄷㄷ
-
이제 다른 대학들도 07부터 슬슬 시동걸면 이거 자유권침해로 소송한번 들어가야하는가아님?
-
이거 추억이면 7ㅐ추 11
저걸 6살땐가 7살때 처음접했던거 같은데 벌써 1x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가다니..
-
결혼을 한다 죽을 때까지 옆에 두고 조질 수 있다 함께 동귀어진 가즈아
-
재수생 4덮 무보정 국영수 122 고 탐구는 생지인데 생명 작수2였으나 많이...
-
국어는 좀 길게 볼 생각이고 수학은 수1, 수2만 빨리 1회독 할건데 추천좀 해주세요
-
헉 0
이제까지 갈테가 금ㅌ테보다 높은줄;;
-
힘드렁
-
확통 미적 선택 고민 중인 삼수생입니다.. 현역 땐 4등급 받았고 대학교 다니다가...
-
점심에 맥주 하나 까고 한시간 뻗어버림;;
-
뱃지 받을 때 의대 뱃지만 받는거 ㄱㄴ? 신상 특정되기 싫어서
-
거기에 인생이 걸려있네? ㄹㅇㅋㅋ
-
스트레스만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시냅스 0
뉴런 1회독 할때 시냅스 안 하고 수분감이랑 같이 햇는데 뉴런 2회독 하면서...
-
학원을 다니게 되었는데 제가 아직 수학 기초가 없는데 첫수업을 수능특강으로...
-
처음 발견하신 분께 만덬 드릴게요!!
-
내가 오르비에 절여졌나 14
친구랑 카톡할때 진학1사를 낙지라고 함... 톡은 당연히 검열되지 않으니까 그냥...
-
자신이 아무것도 없을때 타인을 우상하는 행위는 위험하다 1
그 타인이 그 자리에 가기까지 했던 행동들을 생각하지 않고 그 타인이 항상...
-
혹시 2024,5대비 상상/이감 언매 n제 풀어보신 분 있으신가요? 4
혹시 재탕 심한가요?
-
The vast majority of disease is due to complex...
-
문과인데 공대 가는 거 미친 건가요 물리1은 중3 때 선행으로 잠깐 한 게 끝이고...
오르비는 각성하라!
크아악
감사합니다 ㅎㅎ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 형님 여기서 뵙네요 .
용한쌤 서울에서 근무하신다던데
엌 누구지 ㅋㅋㅋ
엌ㅋㅋㅋㅋㅁㅋㅋ
쪽지 ㄱㄱ
하 응급실 ㄹㅇ 약먹고 쳤지만 마킹까지 밀려 군대로 튑니다
헐.... 다시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선택이 다 잘되실 거에요
안녕하세요 저는 96 신입학생입니다.멋있으십니다 !!항상 용기잃지마시고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고생하셨습니다:)
96이시면 힘드셨겠네요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진로가 꽃길만 되길 바랍니다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만 들어요.
감사합니다 ㅎ
동갑이네요 저도 님 라인대 대학들과 고민하다가 결국 교대로 갑니다
반갑네요 저도 고민했었는데 좋은 선택이셨기를 바랍니다 ㅎㅎ
대단하세요...한양대 가실건가요?
성대를 가려 했는데 한양대융전이 괜찮대서 행복한 고민을 하게되네요
ㅎㅎ 한양융전에서 만나면 좋겠네요
한양대 다니시나봐요 ㅎㅎ
아뇨 저도 이번에 융전갈거같아서여
엌ㅋㅋ 동기가 될수도 있겠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저 또한 장수생분들 보면 공감이 많이 가네요. 저는 96년생이고 올해 대학 옮기게 되었는데... / 거기다 미필이라 고민이 많습니다만...ㅎㅎ; 그래도 어떻게든 길이 있을거다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보려고요.
글쓴이님에게 앞으로 좋은 일들이 더 많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고생하셨습니다.
수학 가형 치신 건가요?
네 18년도만 나형치고 원래 이과였습니다
대단하네요 고생하셨어요!
동갑내기 반갑습니다ㅎㅎ 저도 진로가 안 맞아서 수능을 다시 쳤는데, 지금은 만족하고 있습니다!
보람찬 학교 생활 보내시길 바라요!
군필6수해서 가면 취업 못함
군필 6수가 군대기간 포함해서 총 6수했다는 소리인가요
동갑인데 반가워요 ㅎㅎ 올해 성공하신거 축하드립니다
25살인데.. ㅠ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