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nyessay [697672] · MS 2016 · 쪽지

2018-12-06 23:41:33
조회수 4,984

2018 대입논술을 마무리하며.. (2018년을 치열하게 보낸 학부모님과 학생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19743000




                       



  



 


스티커 이미지     




 

 아마도 지금 현재 대입 논술을 치른 학생들의 부모님은 학력고사 세대일 겁니다. 오로지 학력고사 성적에 따라서 대학이 정해졌던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죠. 같은 내용을 배우고 같은 시험을 봐서 더 많이 외우고 맞춘 학생이 대학에 가던 시대입니다.




 학력고사는 굉장히 객관적입니다. 완전히 서열화되어있죠. 그래서 참으로 공정하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대학을 가고 사회에 나온 학생들은 전혀 적응하지 못했어요. 다변화된 사회에는 다양한 인재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지금의 대학 선발 방법도 고등학교 유형도 굉장히 다양해진 이유가 그것일 겁니다. 우리 학생들은 모두 천재입니다. 자신이 뛰어난 분야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교육의 역할은 모든 학생이 천재성을 발휘하여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어우러져 살아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고등학교는 과고, 외고, 영재고, 자사고, 마에스터고, 자공고, 과학중점학교 등 다양해지고 대학입시 전형도 수능, 내신, 비교과, 논술까지 다양한 요소를 평가합니다.




 정책목표가 결과와 부합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현실은 자신의 능력에 맞게 초, 중, 고 학창시절을 보내는 게 아니라 입시에 무엇이 더 유리한지를 따져서 대입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초중고 9년의 시간을 보내게 되지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고3이 되어도 막막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학생부 교과전형'은 내신 성적 중심으로 평가하고 '학생부 종합 전형은' 학생부의 내신과 비교과 활동을 고루 평가하며, 여기에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까지 더해서 학생을 최종적으로 선발합니다. 거기에 '논술전형'은 대학별로 출제한 논술 문제의 성적을 가지고 학생을 선발하고 '특기자 전형'에다가 '사회적 배려 계층을 위한 정원 외 전형'까지 학교마다 서로 다른 이름의 전형들이 난무해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논술전형은 많은 학생들이 마지막 희망의 동아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시에서 학생부는 도저히 답이 없고 그렇다고 정시로는 원하는 대학에 갈 수가 없으니 고3 1학기가 지난 이후에야 학원을 찾아 돌아다닙니다.  대치나 목동, 분당 쪽에 사는 아이는 그나마 대형 학원이 있으니 논술전형에 접근하기 용이하지만 그 외의 지역은 사실상 논술을 하고 싶어도 막막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9월 수시 원서를 접수해야 하는 날이 다가옵니다.
 



 많은 아이들은 9월이 되어서야 논술을 본격적으로 준비합니다. 그런데 논술 전형 같은 경우에도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어서 학생에게 맞는 학교가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가 있습니다. 어떤 학생의 경우는 요약 능력은 뛰어나지만 적용이나 평가 부분에서 약한 학생이 있고 어떤 학생은 제시문 독해에 어려움을 겪기에 차라리 견해 제시형 문제가 나오는 학교가 유리한 학생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학생은 그냥 가고 싶은 학교를 지원한 뒤에 9월이 지나서 논술학원에 찾아오곤 합니다. 




 2018년 논술전형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대략적으로 계산해봐도 300개 이상의 답안지를 첨삭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봐온 아이들도 있고 학원에서 만난 아이들도 많지요. 대부분이 9월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학교별로 파이널 특강을 듣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첨삭을 하다 보면 어? 이 아이는 이 대학이 더 적합한데 왜 여길 썼을까? 혹은 이 아이는 기초가 너무 되어있지 않아서 논술 공부를 해도 어렵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준비한 학생이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해 정작 논술 시험을 보러 가지 못하고, 최저등급을 맞추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성적표가 나오자 안타깝게 맞추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정말 강사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대학이라는 관문 코앞에서 넘어진 아이들이 얼마나 아플지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강사로서 최선을 다하는 건 이토록 복잡하고 어려운 대입이라는 관문에서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했다는 '성취감'을 가지게 해줘야겠다는 책임감입니다. 대학입시는 매년 바뀌고 늘 안타까움이 반복되는 정말 잔인한 제도입니다.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모든 아이들이 모두 실패자라면 우리 사회에 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그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일 년 이상 노력해왔다. 그러니 나는 후회가 없다. 최선을 다했고 수고했다' 정도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모두가 성공한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재필 삼선(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는 요새 말처럼 노력한 만큼 성과를 못 냈다면 한 번 더 도전하는 것도 좋습니다 ^^




 내년에도 분명 더 많은 아이들을 만나게 되겠고 더 많은 논술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겠지만 아이들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옆에 있어줄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아야겠습니다. 바쁠 때면 까먹곤 하거든요 ㅎㅎ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웠던 학생과의 카톡 ^^ 



2019년은 더욱 열심히!! 파이팅!!!









-----------------------

블로그: https://blog.naver.com/sunnynovel1004/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