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을 연장하라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13489811
(SNS하며 가장 보기 싫은 게 정치글인데 나도 동참하기로 한다.)
"Jo까 이새끼야"
얼마 전, 절친한 동기녀석이 판사에 임관했다. 기분이 어떠냐니까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 했다. 그래서 저리 답했다. 말은 심했지만 진심이었다. 법관은 뭘 바꾸는 자리가 아니다. 각종 실체/절차법을 일관성있게 헌법원리에 따라 해석, 확인하는 것이 법관의 롤이다. 창조적 해석이 금물이라는 것쯤 법대 1학년이면 다 안다. 변하는 헌법가치도 여론 및 정치를 통해 발현되는 것이지 소수 법관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503)의 구속이 곧 만료된다. 형소법상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기소된지 6개월이 되었음에도 재판부가 그 안에 유무죄를 못가리면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일단 석방해주라는 거다. 무죄라는 게 절대 아니다.
법정된 구속사유는 크게 세 가지다. 1) 오갈 집이 없거나, 2) 도망 우려, 3) 증거 인멸 우려 이 셋. 박근혜는 집 때문에 까였으니 첫 번째는 문제 없다. 석방돼도 도망갈 곳도 없고 집 앞엔 기자들이 진을 칠 것이다. 증거는 이미 다 나왔으며 관련자들은 모두 구속돼 있고 현 청와대가 증거인멸에 협조할 가능성 역시 제로다. 법리적으로는 인위적으로 추가기소해 구속을 연장하는 게 어려워보인다.
그러나 석방에 따른 파급효과는 클 것이다. 당장 재판부가 곤욕을 치를 거다. 재판장의 신상이 검색어에 오르고 두고두고 까일 것이다. 이 순간, 고위공직자의 꿈은 접는 게 맞을 수도 있겠다. 혹여나 대법관 후보자라도 가게 되면 이 때의 결정을 누군가는 들먹일 테니. 적어도 국민 상당수에게는 적폐판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새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태극기를 두른 아재들은 석방이 무죄인양 들뜰 것이고 박근혜가 기자회견이든 뭐든 한 마디하면 국론은 다시 분열될 것이다. 고결해서 변기에도 취향이 있던 그의 처참한 모습을 영상으로 접하면 동정이 일 수도 있다.
이번엔 또 어디가 아프다며 재판에 안 나갈 것 같기도 해 걱정이 된다. 체포영장이라도 청구되면 또 나라는 얼마나 시끄러울까. 한창 탄력받아 일을 추진해야 할 현정부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그럴린 없겠지만 이러다 혹시 노무현 같은 선택을 하게 되면 그 때의 파장은 명명백백이다.
그런데 이런 고민은 나같은 서민들 그리고 언론인, 정치권이 해줘야하는 것이다. 혹여나 지금 재판을 맡고 있는 법관이 법정요건 이외 주제넘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글 첫머리에 했던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정말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네요 03년생 23살인데 대학 1년다니고...
-
당연한거긴 한데 꼴받네
-
경희 회계 1
경희대 회세무 컷 몇정도 일까여..
-
실감 << 예비령 본령 종료령 타종 + 실제 시간으로 맞춰져 있는 수능 시계로 현장...
-
이화여대 기계공학은 어떤가요 공학이긴 하잖아요
-
예전보다 인식도 좋아지고 퀄도 많이 올라온듯 맨날 얘만 먹는거 아니면 괜춘하지 않을까
-
과탐은 도저히 할 자신이 없어 ㅜㅜ
-
저랑 분야는 대부분 다르겠지만 (오르비에선 대부분 과외 구하는 용도로 쓰는걸로...
-
안녕하세요. 한방국어 조은우입니다. 오늘은 해설지 관련해서 글을 쓰려고 합니다....
-
넵
-
수능 끝난 이후로 매일 운동도 하고 알바도 하는데 삶이 무료함 뭔가 수동적으로 사는...
-
재수끝나면 21살 입대할 나이 전역하고 1학년 들어가면 23살(4수생)
-
ㅅㅅ인증 13
(대충 그렇고 그런 사진)
-
작년에 영배씨도 왔는데 복귀한김에 대학축제 한번 와줬으면.
-
아무도 안믿네 5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
앜랔 와주기는 힘들어보여서 슬프네요 흑흑
-
이 도시락 개쩌는듯 13
반찬 가짓수랑 양 개많은데 5900임 가성비 갑...지금 먹는중
-
맞팔구 6
-
수1 개념원리+시발점 끝내고 고쟁이 돌리고 있습니다. 고쟁이 돌리는대로 김기현t...
-
사실 다 연막
-
대학 다니면서 따는게 나을까요
-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신체가 제 기능을 못해서 플라스틱 쪼가리의 도움을 받다니 가오가...
-
내 징크스임
-
컴공 일기264 9
10진수(decimal)를 2진수로 변환하는 알고리즘입니다. 주로, stack을...
-
너무 많이 오른감이 있는데
-
궁금해서 맨날 검색해보는데 ㅠ
-
ㄱㄱ혓
-
근거는 제 머릿속
-
공허참에 의하면 전건이 거짓이면 명제가 참이다 p->q 에서 p가 거짓이면...
-
이제 돼지니까 돈생인가...
-
화1은 그래도 많이들 계시죠???
-
지금까지 성별을 밝히지않은건 ㅈㅅ합니다 뭐 특정되도 상관없어서 그냥 제 얼굴...
-
졸라 귀여움 ㅋㅋ
-
강대 반수반 갈 생각인데 정규반 지원해봐도 되나요? 4
정규반 장학 어느정도 나오는지 궁금해서 지원해보려는데 돈 내야 한다거나 불이익 따로 없죠?
-
시발점 다시 읽고 쎈같은거 풀까
-
아침까지만해도 16/96이라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위래 두명이 들어왔네요…이거...
-
난 대학축제에 지역주민이 그렇게 많이오는 줄 몰랐음 6
초딩 중딩 고딩 주변사는 어른들 등등 ㅈㄴ오더라
-
벤치 72.5kg 5*5 성공함 내일 모레 75 간다@@@
-
기하 질문이요. 1
기하러분들 개념이랑 기출 같이 풀려고 하는데 개념은 알텍 듣고 있고 기출...
-
과탐선택장애 17
지금 고1(예비고2)이고 인서울의대를목표로 27수능을 치룰때 과탐2개중 하나는...
-
시끄럽고 떠들썩하고 사람많고 으…
-
근데 이미 포장 뜯었어 어떡해...
-
고1 수학 질문 0
예비고2인데여 제가 고1 학평을 치면 4등급이 나오거든요 지금 방학때 고등수학...
-
맞팔구함 8
ㅇ
-
대치 시대 인문 7
이정도면 전장 가능할까요? 글고 인문반은 라인업 많이 별론가요? 인기없는 강사분들...
-
국어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글을 읽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
한의대 vs 서울대 15
안녕하세요 저는 인문계 재수생인데 이번에 수능을 괜찮게 봐서 나군에 설경~설정외...
-
아카라카 입실렌티 15
이건 로망 그 자체임 삼반수 때 이거 하나 보고 공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
설경제(일반) 지원했구요 3n등(후반)입니다 현역 고3입니다 내신 총 평균등급:...
흠흠
구속사유가 아닌 이유로 구속연장? 사법부는 여론이나 다른 정부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법에 의해서만 판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저도 암투와 음모는 드라마 영화에서만 존재하는줄 알았습니다.
법관은 그 자격이 헌법으로도 보장된 신분이고 자기 양심에 따라 판결을 내리니까 세상을 바꾸겠단 의지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생각이 들진 않네요. 판결 하나하나 선례가 되어 조금씩 세상을 바꿔가기도 하고요. 법리에만 충실하라는 건 좀 무책임한 요구 같아요. 법리에 정확히 충실해지면 또 소년법 같은 경우처럼 너무 약하게 판결한다고 욕하겠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sec&oid;=001&aid;=0009604507&isYeonhapFlash;=Y&rc;=N
했네요
훌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