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문돌이:D [315165] · 쪽지

2011-07-04 15: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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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알바생 안타까운 죽음…"수업 끝나면 곧바로 돈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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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전 4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이마트 탄현점에서 질식사한 노동자 중 한명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일하던 대학 휴학생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휴학생 황승원(22)씨는 5월 전역한 후 이틀만에 냉동기 보수업체에 일용직으로 취업했다. 2학기 복학을 앞두고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황씨는 2004년 아버지의 사업이 망한 뒤 돈을 벌어야 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반지하 월세 방에서 힘들게 살면서도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던 황씨는 혼자 힘으로 고입·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은 대학에 다니는 사촌형을 찾아가 배우며 독학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 공부하며 2008년 서울시립대 경제학부에 합격했다. 황씨는 대학 입학금과 1학년1학기 등록금은 은행 대출을 받아 마련했다.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이것도 잠시 뿐이었다. 황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등록금이 부족해 2009년 1학기를 마치고 의무경찰에 지원했다.

하지만 군 복무 후에도 집안 경제형편이 달라지지 않자 등록금 마련을 위해 월 150만원을 받는 냉동기 보수업체에 들어갔다. 당시 가정의 유일한 수입은 어머니 김씨가 공장과 식당 등에서 벌어온 월 100만원이 전부였다.

황씨는 2일에도 늘 하던대로 새벽 시간대에 냉동기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냉매가스를 빼내는 작업을 하다 이같은 변을 당했다.

터보 냉동기 점검작업을 벌였던 황씨 등 4명이 쓰러진 채 발견된 것은 2일 오전 4시25분쯤.

이들을 처음 발견한 이마트 기술관리팀 직원 이모(29)씨는 경찰조사에서 "오전 2시40분께 현장에는 4명 모두 정상적으로 작업 중이었다"며 "작업 상황을 확인하러 기계실에 가서 보니 황씨 등 4명이 모두 쓰러져 있었고 현장에서 가스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들이 누출된 냉매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황씨의 주변 사람들은 황씨가 성적이 좋고 성실한 학생으로 기억했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황씨는 평점 4.5만점에 3.7점을 받았고 97명 중 20등 정도를 했을 정도로 성적이 우수한 편에 속했다"며 "성실한 학생이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황씨와 함께 학교를 다녔다는 최지혜(21·여)씨는 "매사 열심히 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항상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들었다"며 "강의 끝나고 바로 귀가한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학교 다니는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 하지 않았나 짐작한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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