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3-26 서울] 채점 결과 분석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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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 결과 분석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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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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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작성일 2004. 4. 10.
최종 작성일 2004.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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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계 대비 자연계 응시자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1990년대 말 교차지원 제도가 활성화되어 어려운 자연계 수학을 공부하지 않고도 보다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1998학년도를 기점으로 자연계 응시자의 수와 비율은 급감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이것은 자연계 학생들의 일부가 학업 부담이 더 적은 인문계나 예체능계로 대거 이동하였기 때문이다. 1998~2002학년도에 걸쳐 자연계 응시자의 수는 매년 4~5만 명에 가깝게 감소하여 2002학년도에는 급기야 인문계 응시자 수 대비 자연계 응시자의 수가 2.1:1 수준에 육박하였다.
2003학년도 이후 인문계에서 자연계로의 교차 지원에 대한 불이익 기준이 점점 더 강화됨에 따라 그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는데 이번 교육청 학력평가에서는 1.65:1 수준으로 자연계 응시자의 상대적인 비중이 더욱 증가하였다. (여기에서는 편의상 ‘사회탐구 영역’ 응시자를 인문계(혹은 인문사회계라고도 칭한다)로, ‘과학탐구 영역’ 응시자를 자연계로 칭한다.) 이는 이공계 진학 기피 신드롬 등으로 생기를 잃은 자연계 관련 학부의 입장에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수리 영역에서 흔히 인문계 학생들이 응시하는 ‘나’형 응시자의 수가 자연계 학생들을 위해 출제된 ‘가’형 응시자의 수보다 약 2배 가량 많은 것은, 4교시에 직업탐구 영역에 응시하는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 때문이다. 과거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예체능계 수능 시험에 응시하였다.
△ 많은 학생들이 예전부터 존재하던 사회탐구 영역 선택 과목에 응시하고 있다.
일반사회(현재는 폐지됨), 한국지리, 국사, 윤리는 예전 6차 체제에서는 ‘공통사회’라 하여 모든 수험생들이 응시하는 사회탐구 과목이었다. 그에 비해 정치, 경제, 세계사, 세계지리, 사회문화 등은 인문계 학생들만 응시하던 선택 과목으로서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과목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다.
그 이유 때문인지 7차 수능 체제에 맞추어 지금까지 출제되어 온 모의고사의 응시 과목들을 살펴보면 예전에 공통사회로 분리되던 과목들의 응시율이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과목들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수능 문제가 출제되어 왔기 때문에 기출문제 자료가 풍부하며, 시중에도 이 과목들을 대상으로한 참고서나 문제집들이 충분히 비치되어 있는 편이다. 반면 올해 신설되어 마이너 과목으로 불리는 경제지리, 법과사회 등은 수능 기출문제 자체가 없어 공부 방향을 잡기 어렵고, 출판사에서도 수익성을 들어 참고서나 문제집을 내놓지 않고 있어 학업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 결과 이들 과목의 응시자 수는 매우 적은 편이다.
사회문화의 경우 예외적으로 6차 체제에서 선택 과목에 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선택률을 보였는데, 이 과목은 6차 체제의 5개 사회탐구 영역 선택 과목 중에서 두드러지게 가장 쉽다는 평을 받아온 과목이었다.
요컨대 인문계 수험생들이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공부하기 쉽다고 여겨지는 과목’ 위주로 선택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 자연계에서는 화학과 생물이 선호되고 있으며 과학I 과목들이 과학II 과목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응시되고 있다.
화학과 생물은 자연계의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비교적 공부하기 무난한 과목으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여겨지고 있다. 물리의 경우 수리적인 능력이나 통찰력을 상당히 많이 요구하는 데 비해, 화학이나 생물 과목은 ‘정 안 되면 다 외우면 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직관력 보다는 상대적으로 암기력에 더 의존하는 과목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취업난과 경제 불황으로 자연대나 공대 등 이공계 관련 단과대보다는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등 의약학 관련 단과대들이 득세하면서, 이 단과대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화학이나 생물 과목의 응시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도 있겠다. 지구과학 응시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천문학과, 지질학과, 해양학과,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등 관련 학과가 아니고서는 이 과목의 학업이 대학 진학 이후에는 거의 쓸모가 없어진다는 점도 응시자들로 하여금 이 과목의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대다수의 학생들이 탐구 영역에서 4과목에 응시하고 있다. (직업탐구의 경우 3과목)
7차 수능 체제에서 수험생들은 사회탐구 영역과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최대 4과목에, 직업탐구 영역에서는 최대 3과목에 응시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전형 과정에서 4과목 전체를 활용하기 보다는 가장 점수가 높은 2과목이나 3과목의 점수만을 반영하려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일단은 응시할 수 있는 가장 많은 과목들에 응시한다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어차피 한 두 과목을 망치더라도 시험을 잘 본 과목의 점수만 활용되므로)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최대 응시 과목에 응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과목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지난 12월 4일 예비평가에서는 60%를 밑돌았으나 이번 교육청 학력평가에서는 인문, 자연계 공히 86%를 넘어섰다. 예비평가의 저조한 비율은 배우지 않은 과목에 응시한다는 학업 상의 부담 측면이 강한데, 최근의 경향으로 살펴볼 때 실제 수능에서는 90% 이상의 학생들이 최대 응시 과목에 응시할 것이라는 예측은 유효하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자연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과목은 I과 II를 모두 선택하고 (가령 물리I, 물리II), 다른 두 과목에서는 I만 선택하는 식으로 (가령 화학I, 생물I) 4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학II 과목은 과학I 과목에 비해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경쟁자들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상대 점수 체제인 표준점수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져 대체적으로 학생들은 과학II 과목을 2과목 이상 선택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과학I 과목은 3개, 과학II 과목은 1개에 응시해 최대 응시 과목인 4과목을 채우고 있는데 이번 학력평가에서도 과학I 4과목의 응시자 수와 과학II 1과목의 응시자 수 비를 보면 정확히 3.00:1로서 이러한 경향을 매우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news/orbi_326_score.gif)
이번 학력평가의 표준점수와 만점 분포의 특이점으로부터 추론해 낼 수 있는 논란 거리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는 수리 ‘가’형과 ‘나’형의 점수 차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수능 및 수능 모의고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나’형(인문계)의 표준점수는 ‘가’형(자연계)의 표준점수에 비해 최상위권 및 상위권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것은 응시 집단의 특성과 표준점수를 계산해 내는 공식 자체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필연적으로 도출될 수밖에 없는 결과이다. 수리 영역에서 한 응시자의 표준점수는 그 응시자의 점수를 x, 수리 영역의 평균점수를 m, 수리 영역의 표준편차를 σ라고 할 때, S=100+20*((x-m)/σ)로 나타내어 진다. 그런데 ‘가’형 응시자의 평균점수 m은 ‘나’형 응시자의 평균점수 m에 비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가 똑같이 만점일 때(x=100) S값은 ‘가’형의 경우에 훨씬 더 작아지게 된다.
‘가’형과 ‘나’형 표준점수 만점의 차이는 고질적인 문제로서 작년 10월 경기도 교육청 모의고사에서는 ‘가’형과 ‘나’형의 만점자 점수가 각각 146, 171점, 작년 12월 수능 예비평가에서는 각각 196, 199점으로 모두 나형이 높았다. 이번 교육청 모의고사에서는 각각 171, 180점으로 알려져 여전히 인문계의 표준점수 만점이 높았다. 한편, 상위 4% 응시자의 점수를 나타내는 1등급 커트라인은 각각 136, 145점으로 상위권에서도 여전히 ‘가’형과 ‘나’형 간의 문제는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11% 응시자의 점수를 나타내는 2등급 커트라인은 그에 비해 2점 차이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수리 영역에서 상위 10% 수험생들을 제외한 나머지 수험생들 간에는 수리 영역 응시 유형에 따른 유불리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가’형 응시자와 ‘나’형 응시자들 간에 전체적으로 수리 영역 학력에 있어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형에서의 상위 11% 수험생과 ‘나’형에서의 상위 11%의 수리 영역 학력이 똑같다고 보기도 어려워 여전히 어느 정도의 불합리는 남아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가’형 응시자들과 ‘나’형 응시자들이 공통으로 풀게되는 문제를 만들어 점수 산출 과정에 포함시키지 않는한 현 상황은 제도적으로 극복 불가능한 것으로서, 현실적인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교차 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의 경우 ‘가’형 응시자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탐구 영역에서 응시 과목에 따른 만점자 혹은 1등급 커트라인 점수 차이이다. 이번 학력평가에서는 사회탐구 영역에서의 과목별 최고점과 최저점이 71점과 62점, 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68점과 64점으로 이전의 모의고사에 비해서는 과목별 점수차가 크게 줄어들어 난이도 조정에 있어서 일면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표준점수가 많이 올라가는 과목과 적게 올라가는 과목도 항상 일정하지 않아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을 유발함으로서 (가령 예비평가에서 표준점수가 높은 편이었던 한국근현대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한국지리나 사회문화 같은 표준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과목들이 최고 수준의 표준점수를 받는 등) 특별히 어떤 과목은 표준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 어떤 과목은 표준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의 선입견을 가지게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소질이나 적성을 고려해 과목을 선택하도록 만들어 역시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과학탐구 영역의 경우는 고전적인 표준점수 이득 과목이라고 알려져 있는 물리I, 물리II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고 표준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이라고 알려져 있는 생물I, 생물II의 표준점수가 낮게 나타나 다소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수능 예비평가에서도 발견되었다.) 왜냐하면 예전 6차 수능 때에도 재학생 때 생물II 과목을 선택했던 재수생들이 표준점수 불이익 때문에 적성에 맞지 않는 물리II를 선택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직업탐구 영역의 경우, 시행 초기이니 만큼 점수 분포가 매우 비정상적인 편이다. 가령 일부 과목의 경우 탐구 영역 표준점수 만점이 100점을 넘어가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으며 해사일반 과목의 경우 표준점수 만점이 133점으로(Z=+8.3) ‘통계학적으로 매우 기적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해사일반 과목의 경우 평균점수가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18~19점 수준에 불과하며 다른 과목들의 경우도 대체적으로 평균점수가 100점 만점 환산시 20~30점대에 머물러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 조선일보에 넘긴 자료입니다. 지면이나 수준 상 모든 내용이 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신문을 읽지 않으실 회원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져 이곳에 게시합니다. 3/26 교육청 학력평가 자체에 대한 분석 자료는 별도로 게시하겠습니다. (A4용지 40여장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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