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리감자 [344870] · 쪽지

2010-11-19 11:53:22
조회수 4,592

오수실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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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를 실패하였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달려왔는데 그동안의 노력은 단하루의 평가로 허무하게 끝나버렸습니다
친구도 멀어져가고 아니 오히려 제가 멀리한것도 있지요 못믿던 애인도 가고
실망을 안겨드린 부모님도 ,,, 물론 부모님께선 항상 제 편일것을 알지만 실망이 크시기에
앞으로는 조금은 다를것을 압니다
그동안 돌이켜보니 이름있다는 학원이란 학원은 웬만큼 다녀보고 타지에서 혼자생활하며 고독한 때가
생각납니다 다시 그 고독한 생활로 돌아가고싶진않지만 고생은 했었지만 그때가 그리운건 사실입니다
후회한것도 사실입니다 남탓도 환경탓도 할수없고 결국은 제탓이지요
채점후에 결과가 좋지않으면 어떤사람들은 펑펑울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지만
저는 채점결과를 자리에 언듯이 꼼짝할수도 없었고 현실이 믿기지않았습니다
가슴속 깊이 한이 서린다는 말을 실감할수있었지요 극단적인 생각도 한순간 지나갔었지요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이려고 매우 노력하고있습니다.

하늘이 나를 좀더 시험하는 것인지 알수 없으나 이정도의 노력과 정성이 부족하다면
벌을 받아야지요
그리고 반성하고 더 나아질것을 다짐하지요
대기만성이라는 말을 믿으시는 지요
저는 믿고싶습니다 믿어야합니다 그래야 꿈을 꾸고 살아갈수있는 힘이 생길것같습니다
사수때는 오기의힘 오수때는 자존심의 힘으로 여기까지왔는데요
여기서 또 실패하면 더이상 힘도 없을것같았지만 간신히 쥐어짜서 조금생기는 희망을 가지고
근근히라도 꿈을 꾸는 삶을 이어갈까합니다
부모님말씀대로 점수에 맞는 대학에는 가야겠지요 하지만 끝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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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 222244 · 10/11/20 08:27 · MS 2008

    끝이 아니라고 믿는다는 님의 말에 안심을 합니다.
    나는, 수원의 S대 전자공학부를 휴학하고 1년동안 오로지 의대만을 향해 달려왔다가,
    결국...그저께 밤, 다시 수원으로 돌아가거나 군대를 가거나해야하는 입장으로 돌아온 아들의 엄마입니다.
    님의 부모님이 4,5수동안 어떠한 반응을 보였을 지는 모르지만
    '점수에 맞는 대학'을 가라는 부모님의 가슴아픈 심정을 이해하고
    그래도...여전히 든든한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을 감사해하며 일상에서 또다시 열심히 살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마치 내아이에게 바라는 간절한 애원과도 같습니다.
    녀석은 얼마간 공황상태를 가지겠지요
    그것을 지켜봐야하는 여기...간절한 마음을 적었습니다.

    부모인 우리도...
    '도대체 내가 무엇이 부족했을까?' 생각하며 가슴을 칩니다.
    돌이켜보면 부족했던것 투성이지요. 서울하늘아래 보내놓고 녀석이 무얼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있는지도 모른채
    어쩌면 '의대생엄마'가 될 부푼꿈만으로 뒷바라지 했을겁니다.
    하늘이 내린 심판을
    이 엄마도 겸허이 받아들이겠습니다.

    수년후 대기만성한 님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 칠리감자 · 344870 · 10/11/23 09:12

    댓글감사합니다
    간절한 바람은 언젠가 실제로 이루어질것이라고 믿습니다
    어머님의 아드님도 언젠가 꿈을 이룰날이 올것을 바랍니다

  • punx · 315125 · 10/11/20 09:09

    군대는 다녀오셨는지? 4수하신거보면 안 가신 것 같은데 일단 군대부터 해결하시는게 어떨까요
    저도 5수 실패했는데 운이 좋아 공익이라 바로 공익 가려고 합니다
    전 반수했는데 다행이 부모님이 모르셔서 그냥 대학 잘 다니는 줄 아시는데..
    전 솔직히 열심히 안 했습니다 현실과 타협하며 자만하며 1년을 보냈고
    공부를 오래하다 보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여름엔 거의 공부를 못 했네요
    근데 이젠 지쳐서 공부할 힘이 안 나네요..인간관계 정말 개판되고 한숨만 나오고
    일단 전 공익 가서 사람들 좀 사귀고 하고 싶은 것도 좀 하고
    내년 12월부터 공부할 생각입니다..유학도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최후의 보루로 보고 있구요
    힘내시구요..뜻이 있는 곳이 길이 있다고 분명히 님의 길이 있을 거에요
    너무 우울해 하지 맙시다 우리 아직 젊어요~

  • 칠리감자 · 344870 · 10/11/23 09:12

    댓글감사해요
    저는 군대를 가지않습니다 반수를 생각하고 있어요ㅋ

  • Silent_Nova · 144873 · 10/11/23 21:38 · MS 2006

    칠리님 저하고 상황 너무 비슷하시네요...아...

    6월 언수외 292, 9월 언수외 278인데....

    이번 수능,,,, 갑자기 배탈나는 바람에 언어 듣기부터 못듣고 눈앞이 하얘져서 그대로 ㅈㅈ....

    뭐 끝까지 버티는놈이 이기는게 인생 아니겠습니까

    저도 이번에 5수째인데.. 하아..ㅋㅋㅋ 이럴줄 알았으면 현역에 갈걸 ㅋㅋ

  • 칠리감자 · 344870 · 10/11/24 09:24

    이럴줄알았으면 현역때가서 의전이나,,ㅠ

  • SE매내옹 · 275351 · 10/12/13 23:49 · MS 2009

    언제나 그런생각을하죠,, 이럴줄알았으면 ㅠㅠ

    저도 지금 미련을 못놓고 있어서 엄청 고민중임,,,

  • 칠리감자 · 344870 · 10/12/14 10:05

    체제가 바뀌고 의전도 물건너가서 ㅜㅜ 저에겐 반수밖에 방법이 없네요 후

  • 오빠시 · 340249 · 10/12/16 12:58 · MS 2010

    와우.... 님 대단하시네요.. 결과가 어떻든.. 그 도전을 하셨다는것 자체가 대단하신것 같아요.. 스트레스 정말 심하셨겠어요....화이팅!!

  • 칠리감자 · 344870 · 10/12/16 23:26

    예 화이팅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