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Roman. [69422] · MS 2004 (수정됨) · 쪽지

2017-02-08 17:27:18
조회수 781

해도 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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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번주 게재된 시사in의 기사 '‘순수’한 반기문 ‘노오력’ 더 했어야'를 읽고 쓴 글입니다.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8337




  창간호부터 군대, 해외에 있을 때에도 반드시 챙겨서 구독해왔던 잡지인데 점점 맛이 가고 있다. '나꼼수' 때에도 쉽게 팬덤에 올라타지 않으려는 나름의 차분함이 보였는데 요즘은 잡지 피라미드 가장 높은 꼭대기에 좌정하고 있으면서 그냥 목소리큰 독자층이 좋아할 단어만 태연자약하게 남발한다.


  공직의 절반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사람이 에비앙을 처마시든 볼빅, 빌카구아를 마시든 나는 관심이 없다. 문재인이 얼마짜리 의자를 사건, 김어준/주진우가 비즈니스 클라스를 타고 비정규직에의 관심을 호소하건 마찬가지로 관심이 없다. 그들이 하려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에비앙을 고른 행위가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그럼에도 일개 기자라는 자가 "우리 누리꾼들은 국산 구정물을 수시로 음용해서"라고 말같지도 않은 비아냥을 댄 것은 해도해도 너무 했다. 에비앙을 마시는 행위가 삼다수를 마시는 나와 같은 사람을 조롱하는 것은 아니다. 구정물은 아예 기자 상상력의 산물이지 사실과 아무 관련이 없다.


  "봉사활동 중 노인에게 죽을 떠먹이면서 턱받이를 찬 것도 이해못할 바가 아니다. 백옥같은 몸에 지저분한 음식이라도 튀면 누가 책임지겠는가?"라는 문장이 데스크를 통과했다는 건 시사in을 다시 보게끔 전기를 마련해 준다. 이미 반기문을 초청한 꽃동네 측이 턱받이를 해달라고 요청했음이 밝혀졌는데이걸 아무도 못본 척하고 버젓이 지면에 실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기성 언론의 문법에서 자유롭겠다고 나왔던 이들의 '열쩡'은 어디 갔을까. 박근혜 까기만 하면 호응을 얻고 글 잘 쓰는 기자가 되는 시대에서 '노오력'은 필요없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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