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rance [528575]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02-06 00:50:37
조회수 10,879

독학재수를 실패하고 쓰는 글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11119329


참 못난 글이에요

읽으면서 한심할거에요ㅋㅋㅋㅋ얘는 지가 공부 안해놓고 이런다고..

이런 글 쓰는 저 자신도 참ㅋㅋㅋㅋ 한심하네요

그냥 읽다가 소중한 시간 투자해 읽을 가치 없다 느껴지시면 그만 읽으시면 됩니다

목적없는 글이죠.

조언해주시면 감사히 듣겠습니다...



현역 때 교대 가고싶었지만 내신이고 수능이고 노답이라서 포기하고

수시로 지거국 자연과학대학 썼다가 붙었었죠. 사실 내신 별로였어도 좀 하향지원이었어요.

입학 직전에 이 학교로 만족할 수 없다며 등록금을 안냈습니다

이과였지만 수학을 못했어요

16수능 현역때는 국어를 망ㅇ했습니다 결과는 54325등급.. 그 전에는 5등급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충격적이었죠... 

남들은 기숙학원 재수학원 알아볼 때 전 독학재수를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돈 없는거, 선택권도 없었거든요.

그때가 2월..

겨울 동안 매일같이 일해서 번 돈 200만원 들고 프리패스 25만원, 한달 9만원씩 독서실비, 나머지는 책값으로 쓰며 인강과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처음엔 잘 됐죠.. 현역 땐 못했던 14시간 15시간도 찍어보고

올해는 꼭 잘 가야지. 다짐도 하고..

나름대로 재수한다고 열심히 했었죠.

하지만 누군가가 독학재수의 성공률은 10퍼센트도 안된다 했던가요?

4월, 5월, .. 날씨가 따뜻해지면서..라기보단 그냥 시작한지 이미 몇 달이 지나서.그 간절함은 사라지고 잠은 오고. 몸은 무거워서. 6월, 7월.. 다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만 논다며 친구를 만나고 전화를 하고. 진작 없앴어야 했던 핸드폰이나 하고ㅋㅋㅋ쓰면서도 한심하네요. 이 때 한 달 공부시간이 200시간도 안됐었죠 정말 초등학생보다도 공부를 안했던 거나 다름없습니다. 8월 중순 쯤. 그동안 무서워서 환산 못했던 공부시간을 셌습니다. 그리고 현타가 와서 매일 카톡하고 전화하던 친구에게 공부해야겠다고 카톡 지운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수능때까지는 후회없이 했던 것 같습니다.

17수능.. 결과는 31314. 지방교대 가기엔 점수가 꽤나 부족한 상황이었고 결국 전 교사의 꿈을 버리고 컴퓨터공학과에 가거나 보건계열로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컴공과는 둘 다 상향을 질렀고 결국 우주 예비를 받아버렸고 보건계열 하나를 붙은 상태에요.

그런데 이제 제 앞에는 받아야 할 학자금 대출과 벌어야 할 기숙사비와 생활비, 분캠의 열등감만이 남아있네요

분명 나도 힘들었는데. 내가 알바한 돈으로 공부하고 집에도 손 안벌렸고

오히려 집안일이나 내가 다 하고 공부 하면서도 사람 못만나 외로웠는데...

울다 지쳐 잠든 날도 많고 왜 사나 우울했던 날도 많았는데

결국 또 이렇게 만족도 못하고 작년 지거국 갔으면 안했을 학비 걱정만 남았네요...

제가 날린 4달 이상의 시간이 너무 후회스럽고 제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해 더 화가 납니다

전 사실 어떻게 보면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활용 못한 건 제 탓이기 때문에  누구도 원망할 수 없습니다.

sns에 오랜만에 들어갔다가 제가 감히 꿈도 못꿨던 경인교대에 합격한 동창이 있더군요

그걸 보며 진심어린 축하를 못해준 전 참 이기적인가 봅니다. 결국 그 친구가 열심히 해서 합격했을텐데. 사람 참 못됐죠.

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내가 뭘 원하는지

꿈도 없으면서 무슨 패기로 독학재수를 결심한건지

학벌때문에 내 스무살, 가장 아름다운 나이를 버리고도 정신을 못차려서 이런 결과를 받은건지..

삼수 안한다고 좋아해놓고 이제 와서 이런 생각이 드네요.

재수, n수 결심하신 분들 제 사례를 보고 1년을 잘 보내시길...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